참으로 쿨 하셔라.



중국 올림픽 홀리건들이 4월 27일날 저지른 일이 '자신의 의견을 알리고 부당한 일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한' 정치적 시위라고 생각하나. 나는 티벳인들이 독립요구 시위를 하다 그런 사태가 벌어졌으면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다. 그들의 위치는 길바닥에서는 어떻든 간에 현실적으론 분명 약자이며, 그들의 그런 몸짓은 그들의 현실적 열세를 뚫고 나와 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처지를 알리고 지지를 얻기 위함이기 때문이다.
보이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고, 결만을 따져들어 과를 무시한다는 건 앞뒤 안 맞는 짓이고 속만 뒤집히자 아무 것도 해결해 주지 않는다. 다시 한번 말한다. 지금 상황에서의 티벳은 압도적 약자다. 약자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그다지 많지 않다. 그래서 그들이 한국에서 시위를 한다면 그 동안 무지하고 그들에게 무관심했던 스스로를 반성할 지언정 그들을 비난할 이유는 없다. (그래서 국내의 시위에 대해 비슷하게 생각한다. 조폭들이 우 몰려들어 길바닥 매우고 사람 패고 물건 깨부시는 것은 안되지만, 파업이나 시위등은 국민의 권리라 판단한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난동은 그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문제다. 그들이 한 것은 정치적 시위가 아니라, 힘의 과시이며 무력과 공포를 앞세운 폭력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폭력적 민족주의가 남의 나라에서 충격적으로 드러난 것이고, 그 민족주의란 것은 우리나라를 포함함 다른 나라를 향한 또 다른 폭력으로 나타날 수 있는 위험한 물건이다. 사람들의 분노는 그 창끝이 언제라도 우리를 향할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잠재적 공포에 기반한다.

때문에, 사람들이 4월 27일날 벌어진 난동에 대해 분노하는 1차적 원인은, 그것이 현재 티벳에 부당한 폭력과 거대한 압제를 하고 있는 중국인들 자신들이 그 압제와 폭력이 당연하다고 외치는 데 있으며, 2차적 원인은 그것을 중국 정부가 하는 대로 힘과 쪽수로 밀어붙이며 무차별적 폭력을 휘둘렀다는 데 있는 것이다. (3차 4차 반응에 대해서는 할말 없다. 민족주의가 들어갈 수도 있고 반중정서가 들어갈 수도 있다.) 그리고 그것이 아무런 제재도 받지 않은 채로 자국민을 향하고 있는 것에 공포와 분노를 느끼는 것이다.
중국이 단순한 폭력난동을 벌이고 경찰들이 이것을 막지 않은 것에, 그럼 한국사람들이 시위하는 것은 봐주고 중국애들이 시위하는 것을 봐줘선 안되냐며 지극히 단순한 양비론적 잣대를 들이대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너무 너무 쿨하고 너무 너무 오지랖이 넓어서 그런 길바닥 난동을 정치적 시위로 너그러이 용서할 수 있는 분들이라면 몰라도, 나는 그 정도로 대인배는 못된다. 생긴게 비슷하다고 결과적으로 다 똑같은 건 아니라 생각한다.







by 아울양 | 2008/04/30 12:31 | 잡데구리 | 트랙백 | 덧글(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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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칼리냥 at 2008/04/30 14:01
아니 할거면 지네 나라서 깽판을 치든가 할 것이지 왜 남의 나라서 저런대요-_- 나참.
우리가 중국서 깽판 시위하면 봐줄 건가... 반대 상황이면 공안들이 당장 깜빵 쳐넣어서 십년 콩밥 먹일 걸요.
Commented by Filia at 2008/04/30 15:09
자국에서 중국인들이 저런 일이 벌어졌으면 당장 즉결심판으로 갔을지도요 ( ''); 이젠 한국언론이 일부 학생들의 폭력행동을 집단적이고 계획적인 폭력사태로 확대시켜서 보도했다라고까지 하고 있으니...진위 여부를 떠나서 어이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거기 쌓인 연장들하고 물병만 봐도 단지 소수의 학생들의 행동으로는 보이진 않던데요.

아마도 대륙 스케일에서는 그게 소수의 행동인갑다 생각중입니다. -_-;
Commented by 안경곰 at 2008/04/30 15:11
그렇게 사고 쳐놓고 피해입은 사람들은 생각안하고 자기네 권리니 뭐니 운운하는 것이 제일 보기 싫죠.
데모나 시위란 국민의 권리라고 생각하는데, 중국인이 한국인입니까? 중국네 사정을 왜 한국에 와서 폭력시위를 합니까?
그냥 데모나 시위라면 어이없어하고 끝날 일이지만, 폭력시위는 정말 문제가 커질 것이라고 생각되네요.
Commented by 블루가넷 at 2008/04/30 16:29
그러게나 말입니다. 자기네 나라 하는 짓은 뭘 해든 옳고 남이 하는 건 무조건 안 된다니, 이런 말도 안 되는 사상을 가진 놈들이 있을진 진짜 몰랐어요. 그리고 일단 제 생각에 사고를 친 가해자들은 상황에 대해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습니다. 만약 방법이 정말로 그것밖에 없었다면 약자의 울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그런데 중국은 그 어느 쪽에도 해당되지 않습니다. 중국은 약자도 아니고, 폭력시위만이 길은 아니었습니다. 하물며 남의 나라에서 남의 나라 사람까지 폭행해놓고 이건 우리의 권리다라....아하, 저기 중국식 민주주읜가 보죠?
Commented by 한양댁 at 2008/04/30 16:46
영화나 기록화면에서 본 홍위병 생각나게 해주더군요. 그 시위대들이나 중국 정부의 태도가 한결같이 '남의 일에 감 놔라, 배 놔라 마쇼!!'인데 참.....
Commented by 세현 at 2008/04/30 20:46
중국 내에서 저런 시위가 벌어져 무력으로 진압했다면 아무 말도 없었을 테지만-다른 나라이기도 하고, 중국이기도 하니까- 이번 일은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일이고, 우리나라의 법에 따라서 해결할 필요가 있고, 우리나라에서 시위나 데모는 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우리나라 경찰들이 파하거나 하지 않는 이상 중국인들에게는 아무런 권리가 없는 것인데 말입니다.
결론은 중국이 우리나라의 주권에 발을 턱 들여놓고는, 이건 중국 자체의 일이니 간섭하지 마시지, 하는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겁니다.
Commented by 이오시프 at 2008/04/30 21:38
결국 세계는 도덕적 양심보다는 경제에 끌려다닌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랄까요..
이번 올림픽은 세계인들의 양심에 주어진 하나의 과제이겠죠.
중국의 억지에 나라들이 하나 하나 꿇어앉고 있습니다-ㅁ-..
이런 면에선 프랑스가 참 대단한 나라라 느껴지네요.
Commented by 유진 at 2008/04/30 21:53

아울님의 글에 절절히 공감하면서 이 상황에 관한 제 감상은... 우와, 남의 나라에서 남의 나라 경찰(국민인 동시에 한단계 앞서 공권력의 일부)때려놓고 저리 당당한게 미국 말고도 또 있었구나.

....입니다.

하기사 자국민도 탱크로 밀어버린 나라가 자국민이 타국민 때렸다고 타국에서 문제삼는 것 자체가 우습겠군요.

그렇지만, 역시 경찰은 공권력의 일부분입니다. 남의 나라 일반인이 자국의 경찰을 때린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봐도 무방한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은 제 피해망상 혹은 과대망상일까요.
Commented by 향기 at 2008/05/01 00:50
역시 경찰은 공권력의 일부분입니다. 남의 나라 일반인이 자국의 경찰을 때린 것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공권력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봐도 무방한 것 아니냐, 라는 생각은 제 피해망상 혹은 과대망상일까요.

이 말에 동의합니다.
Commented by 아리미르 at 2008/05/05 10:31
저도 동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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